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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1.22 일본 생활 4개월
  2. 2015.03.01 내가 꿈꾸는 나의 미래
두서없는 이야기2018. 1. 22. 23:13

2년간의 본사 근무 확정되고 짐을 정리할 17년 8월 무렵에 마지막 글을 썼고,

9월 20일 비행기로 일본에 와서 어느덧 18년 1월...4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다.

 

일단 시간 정말 빠르다.

옛 말 틀린거 하나 없다고, 나이에 비례해서 시간이 흐른다더니,

앞으로 나의 시간은 지금까지보다 얼마나 더 빠른 속도로 흐를 것인가 생각하면 무섭기 까지.

 

평생 외국어라고는 영어, 영어 강조하는 한국 사회에 평범한 공대생이었기에(그 마저도 토익이지만)

일본어는 중학교 때 배운 제2외국어가 전부였던지라

참... 바보(굉장히 순화한 표현이 바보)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지난 4개월이었다.

 

알아도 모르는 것, 모르는 건 진짜 모르는 것 이었던 시간.

발 등에 불 똥 떨어진 듯 출근 전 일본어 학원 다니던 게 엊그제 같은데,

회화라고는 인사 밖에 할 줄 모르던 상태에서 그래도 참 많이 발전했다. 뿌듯해도 되겠니?

어느덧 15년 이상 흘러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어릴 적 부모님이 시켜주신...

한자 공부와 일본어 공부 덕에 그래도 이 정도 잘 지내는 것 같아 무척 감사하다.

 

오늘은 요코하마에 눈이 근 몇년 만에 많이 내린 탓에 일찍 퇴근을 했다.

자연히 간만에 노래도 많이 듣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고

덕분에 티스토리에 글을 쓸 여유도 찾을 수 있었네.

지금 bgm은 피아졸라의 invierno porteno, 역시 겨울엔 항구의 겨울...이거지!

오랜만이다 가슴이 울컥 울컥 하네.

 

일본은 회사생활에서 미루어봤을 때 여러모로 선진국이다.

직장 4년 차인 내가 알아봐야 얼마나 잘 알겠냐마는, 적어도 내 관점에서는 10년 그 이상 한국을 앞서 있다.

 

나는 한국에서와 같은 일을 하고 있다. 완전하게 같지는 않다만 유사 제품을, 정확하게 같은 개발

프로세스 내에서 개발한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업무 강도와 압박은 절대 같지 않다. 그 차이는 바로 시스템적 보완 유무에 있다.

 

직급과 상관없이 모두가 일을 열심히 하여, 본인의 능력을 발휘하게 끔 보완하는 시스템과,

유도리라는 미명 아래 정도를 지키는, 프로세스를 지키는 사람들을 묵살하고 침해하고 예의를 지키지 않으며

양아치 짓을 일삼아도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치 않는 시스템의 차이 정도랄까.

물론 늦을 뿐, 아마도 10년~15년 후엔 한국의 기업들도 이러한 형태를 가질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나도 근로자 중 한 명으로서 열심히 일해서 발전하는 대한민국에 보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뭐 돌아가는 이야기지만, 어릴 적 내 꿈은 수학자였고 수학만을 좋아했던 시절이 있었다.

차차 나이를 먹으며 부유하지 못한 가정 형편을 보며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어린 눈에 그저 월급을 많이 주는 회사를 다녀야겠다는 생각에 이르러 기계공학과를 선택했다.

학부 1학년 시절 내꿈은 중공업 회사에 가서 배를 설계하는 것이었고

물론 졸업할 무렵엔 그저 대기업.. 대기업.. 주위 친구들과 같이 대기업을 원하는 노예가 되었다.

 

물론 원하는 회사에 낙방하여, 플랜B라고 해야하나? 합격한 회사 중 돈을 벌기 위해 선택한 곳이

지금의 직장이고, 정신없이 일하다보니 본사에서 일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새옹지마라지. 처음엔 플랜B로 결심한 직장생활이었다.

4년차에 이르러 이제 와서지만, 한국의 대기업에 취업했던들 지금의 감정을 느낄 수 없었을 것이기에

지금의 삶에, 현재에 나는 다시 한 번 감사한다.

 

단순이 외국에서의 생활을 함에 감사하는 것이 아니다. 일본에서 생활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다.

일본은 정말 강한 나라다. 일본을 그토록 미워하던(는) 내가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되었으니 정말 강한 것임에 틀림없다.

이 모든 경험이 모여 나의 힘이 되고 경력이 되어 단단해진다면, 마침내 한국에 돌아가는 날 누구보다 좋은 선배가

되어 많은 후배 사원들에게 힘이 되어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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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꼼단

입사를 한 이후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다보니

자아성찰이랄까? 평소 나에게 닥친 일들에 대해, 앞으로 나아갈 선택에 대해,

현재 닥친 일들에 대한 정리들을 하지 못했다.

 

원래 이런저런 생각들을 통해 재충전을 하는 편이었는데

그 과정을 잃다보니 계속해서 지치기만 한 것 같아.

 

사실 기계공학도로서 꿈꾸던 연구원이라는 직무를 얻었고

매일 야근해도 상관없다고 자신하던 과거와 달리

그것이 현실이 되어버리니 짜증이 나려했다.

 

가끔은 주변도 돌아보고, 내 자신도 돌아보고, 많은 생각을 해야하는데

지금이라도 하지 못한 나의 일상을 깨닫고 되짚어야겠다고 다짐한다는 것에 감사한다.

 

오늘 방에 가만히 앉았는데 한숨이 나오며 그냥 혼자 차를 끌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고 강하게 느꼈는데

아직은 젊은 내가 하기에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이르지 않나 싶다.

 

내가 꿈꾸는 나의 미래는

해 좋은 날에 꽃에 물도 주고,

평생을 함께 한 마누라와 함께

마당에 탁탁 털어 빨래도 널고,

쥐가 나진 않을까 쉴틈 없이 꼬리를 흔드는

우리 강아지 밥도 주고,

바람 좋은 날 평상에 상을 펴놓고 앉아

아름드리 나무 그늘 아래 바람을 맞으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그런 삶.

 

더 시간이 흘러,

대문을 열고 손자, 손녀가 나를 부르며 뛰어들어오면

양 팔 벌리고 그네들을 힘껏 안아줄 수 있는

그런 인생을 살고 싶다.

 

가끔은 나뭇잎새 사이로 부서지는

따사로운 햇살들을 바라보며

지나간 모든 시간을 추억할 수 있는

그런 인생을.

 

나는 뭐든지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먼 훗날, 그렇게 살 수 있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흘러서는 가질 수 없는 행복들에 대해 뒤늦은 후회를 하지 않도록

매순간 최선을 다하자.

지금 조금 힘든게, 시간이 지나 좀 더 열심히 해볼걸하는 마음에 힘든 것보다 덜 아플 것을 잘 알고 있으니까.

Posted by 꼼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