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를 한 이후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다보니

자아성찰이랄까? 평소 나에게 닥친 일들에 대해, 앞으로 나아갈 선택에 대해,

현재 닥친 일들에 대한 정리들을 하지 못했다.

 

원래 이런저런 생각들을 통해 재충전을 하는 편이었는데

그 과정을 잃다보니 계속해서 지치기만 한 것 같아.

 

사실 기계공학도로서 꿈꾸던 연구원이라는 직무를 얻었고

매일 야근해도 상관없다고 자신하던 과거와 달리

그것이 현실이 되어버리니 짜증이 나려했다.

 

가끔은 주변도 돌아보고, 내 자신도 돌아보고, 많은 생각을 해야하는데

지금이라도 하지 못한 나의 일상을 깨닫고 되짚어야겠다고 다짐한다는 것에 감사한다.

 

오늘 방에 가만히 앉았는데 한숨이 나오며 그냥 혼자 차를 끌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고 강하게 느꼈는데

아직은 젊은 내가 하기에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이르지 않나 싶다.

 

내가 꿈꾸는 나의 미래는

해 좋은 날에 꽃에 물도 주고,

평생을 함께 한 마누라와 함께

마당에 탁탁 털어 빨래도 널고,

쥐가 나진 않을까 쉴틈 없이 꼬리를 흔드는

우리 강아지 밥도 주고,

바람 좋은 날 평상에 상을 펴놓고 앉아

아름드리 나무 그늘 아래 바람을 맞으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그런 삶.

 

더 시간이 흘러,

대문을 열고 손자, 손녀가 나를 부르며 뛰어들어오면

양 팔 벌리고 그네들을 힘껏 안아줄 수 있는

그런 인생을 살고 싶다.

 

가끔은 나뭇잎새 사이로 부서지는

따사로운 햇살들을 바라보며

지나간 모든 시간을 추억할 수 있는

그런 인생을.

 

나는 뭐든지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먼 훗날, 그렇게 살 수 있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흘러서는 가질 수 없는 행복들에 대해 뒤늦은 후회를 하지 않도록

매순간 최선을 다하자.

지금 조금 힘든게, 시간이 지나 좀 더 열심히 해볼걸하는 마음에 힘든 것보다 덜 아플 것을 잘 알고 있으니까.

Posted by 꼼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