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서없는 이야기2019. 9. 7. 13:11

회사의 일본인 동료가 묻는다.

"정상~ 한국인들은 아직도 개고기를 먹는다는게 진짜야?"

"응 나는 먹지 않지만, 먹는 사람들이 있지. 근데 그게 왜?"

"아니 으~~~ 개를 먹는다는건 으~~나도 먹진 않지만 일본인들도 고래를 잡아먹어서 문제가 되긴하지"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종이라서, 혹은 생태계를 위해 지양되는거랑 단순히 먹는다는 자체만으로 비판받는건 조금 다른거 같은데... 뭐 아무튼 나는 식문화가 익숙하지 않다고 비판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 사실 나도 일본에서 개구리나 악어,, 닭고기랑 말고기를 회로 먹는건 익숙하지 않기도 하고."

.

.

.

 

나는 어릴 적부터 강아지를 키웠고, 강아지를 아주 사랑한다.

함께 울고 웃고 내 가족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개고기 문화에 반대하지 않는다. 내가 반대하지 않으니까 너도 반대하지 말라고도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말한다.

"우리 친구를 어떻게 잡아먹냐고. 선진국에서 개고기를 먹지 않는다. 그들은 우릴 야만인으로 본다"고.

 

차라리 내가 강아지를 너무 좋아하니까 조금씩 조금씩 안먹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으면 좋겠다.

제발 외국 이야기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들과 우린 다른 세계에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을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문화를 가졌다며 비난한 적이 없다. 왜 아무 잘 못 없는 우리 이웃이 손가락질 받는게 당연한 건가?

 

회사 동료가 퇴근 후 회사 근처 이자카야에서 닭튀김에 열광하며... 각종 모듬 꼬치류를 주문하며... 닭과 말의 회를 먹으며...나에게 개고기를 먹는 문화의 심각성에 대해 물어본다.

 

나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치느님 치느님 찬양하는 사람은 전혀 아무렇지 않고, SNS에는 스테이크랑 삼겹살 바베큐 파티 사진이 난무하는데, 적어도 보신탕 먹으면서 SNS인증 하는 문화는 없지 않은가?

 

음식은 하나의 문화다.(그래!!나에게 물어본 네가 소프트 아이스크림에 메뚜기를 박아서 먹을때 나도 적잖이 놀랐다고!)

그리고 문화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한다.

이전세대보다 현 젊은세대가 개고기를 덜 먹듯이 조금씩 소비가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없어질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자연스러운 개인적 호불호에 의한 흐름이어야하지 먹는 사람들을 무조건 비난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달팽이는 아무렇지 않게 먹으면서 번데기에 치를 떠는 그들의 이중성도 이해하는 넓은 이해심을 가졌으면서, 왜 당장 우리의 식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걸까? 개고기를 절대 먹지 않는 나에게도 저들의 주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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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꼼단
두서없는 이야기2019. 6. 22. 14:16

1.

내년의 나는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그리고 작년의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언젠가는 궁금할 것 같다는 마음에 티스토리를 시작했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무언가 정보를 제공하고,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어디에 뒀는지 잃어버리지 않는 나 만의 일기장이 필요했다.

 

몇개월에 한 번 생각날 때 들어오는 편이지만,

이전에 썼던 글의 오글거림도 나름 괜찮고,

나의 생각이 변화하는 과정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아~ 이 때 이런 생각했었구나 맞아 라고 생각하는 것도 적지 않고.

 

일본에 처음 와서 살기 시작할 때,

대학교 나온 애들이 토익점수가 500점도 안되는 사람이 수도 없이 많고,

유레카를 몰랐던 일, 한국 위치도 제대로 모르는 애들...

속 한 편으로 무시했었다. 바보 라고.

 

그런데 얼마 전 회사 동료의 초대로 주말 소풍을 갔는데

이 일본 동료들은 산책을 하다가 옆에 핀 꽃을 보고

어머 아직 필 때 안됐는데 이거 핀거봐~ 라며 자기들끼리 좋아하더라

 

아... 나는 길거리의 꽃의 이름도 모르는구나.

언제 피는지도 모르는 걸.

 

사람마다 중요한게 다르고, 살아온 환경이 다르다.

말로는 참 잘 알고 있으면서, 다른이를 너무나도 쉽게 생각했구나 싶더라.

 

2.

일본 생활이 당초 예정보다 반년 정도 연장되었다.

타국에 사는게 참 좋은 점, 나쁜 점이 있는데

일단 지금의 나에게는 좋은 점이 더 많은거 같다.

그래서 연장을 권유하는 회사와 말을 잘 해서 연장하기로 했고.

한국에서 너무 길게 연장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라 반년 연장으로 합의 완료.

 

3.

내가 어릴 때는 나이 서른의 어른이 되었을 때,

너무 멋진 집에서 일어나 음악을 들으며 차 한잔 즐기고,

멋진 차로 와이프와 드라이브를 하고 있을지 알았다.

 

현재 한국나이 31살. 내 집도 없고, 차도 없고, 와이프? 여자친구도 없다.

 

마무리가 마음에 안드는군.

하지만 지금 편도염인지 열이 많이 나니... 이정도로 마무리하자.

Posted by 꼼단
카테고리 없음2018. 10. 21. 17:07

1.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가치관이 바뀌고 언행이 바뀐다는건 신기한 일이다.


다 컸는데 엄마 손 잡고 다니기 창피하다고, 유치원 봉고차를 타러 가는 길 엄마의 손등을 꼬집던 유치원 시절부터,

군대에 다녀왔기 때문에 이제는 정말 어른이며, 앞으로는 큰 가치관과 성격의 변화가 없을거라 생각했던 시기까지.


우스운 것은 회사에 취직하고, 어느덧 5년차에 선임연구원 직책을 달고

일본에 있는 본사에 와서 근무하고 있는 지금은,

지금까지의 그 어떤 나보다 성숙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에서야 비로소 내 자신의 불완전함과 성숙하지 못함을 잘 알고 있다.


2. 내 생각을 관철하기 위해, 또는 내 스스로를 보호 하기 위해, 그 외 셀 수 도 없이 수 많은 이유로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발악했었던 것이

더 이상 중요해지지 않게 되는 것이나,

혹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하찮다고 여겨왔던 것에 관심이 생기고

알아가고 싶어 진다는 것.

참 신비롭고 재미있다.

아 요즘 여행에 관심이 생기고 있다. 카메라와 사진에도.


3. 최근 여자친구와 이별을 했다. 27살 겨울에 처음 만나 30살의 가을의 문턱까지 나와 함께 한 그 친구.

나의 20대 후반을 아름답고 즐겁게 꾸며줬던 동갑의 그 친구의 20대 후반은 어느 누구보다 인간적이고

배려심 있는 좋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몇 년이라는 시간을 바다 건너 보낸다는 건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나도 그 친구도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보다 훨씬 많이 남은 앞으로의 시간을, 멋진 인생을 살아갔으면 좋겠다.


4. 최근 하고 싶은게 많이 생겼다. 하나 둘 정리해볼 생각이다. 뭐가 됐든 즐겁게 해야지.

Posted by 꼼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