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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2.15 난 아직 어리다
두서없는 이야기2012. 2. 15. 23:56

염장질을 즐겨하시는 이높님의 블로그에서
아주 많이 좋아하는 거랑 사랑하는 거랑 뭐가 달라요?
라는 글을 보고 예전에 내가 했던 고민들이 마구마구 떠올랐다.

구 여자친구들과 교제를 하면 언젠가는 한번 이상 갈등을 유발했던 사랑고백.

"사랑해."
"응 나도 너 아주 많이 좋아."
"사랑한다니까."
"응 나도 너 아주 많이 아주 많이 아주 많이 정말로 많이 좋아해."

그녀들은 어떡하면 그렇게 쉽게 편하게 사랑에 빠지는건지, 혹은 어떤 성장과정을 거치면
사랑과 호감의 감정을 혼돈하는건지, 그것도 아니라면 무슨 생각과 느낌으로 그런
마음에도 없는 소리로 립서비스를 하는건지 궁금했다.

그 때마다 내렸던 결론은 사람마다 사랑에 대한 가치관이 다르니까. 였고
구여자친구들과 나의 감정의 골은 깊어져만 갔었다. 서로를 이해하기엔 너무 어리니까.

나는 항상 사랑이란 감정을 어머니와 연상시켜 생각했었다.
발단은 스무살 쯔음 사귀던 동갑내기 구여자친구의 질문.

"너는 엄마가 좋아 내가 좋아? 위험에 빠지면 누구부터 구할거야?"
"엄마."

뭐 나도 그 친구를 많이 좋아했었기에
'엄마를 구해놓고 내가 어찌되든 널 구하러 다시 간다.'고 뒷붙였으나 이미 늦었지ㅋㅋ
사실 엄마가 위험에 처하면 머리로 생각하기 전에 무조건반사 마냥 몸이 먼저 튀어나갈 것 같은데,
구여자친구들한테는 미안하게도 그런 확신이 들지 않았다.
이게 사랑함, 사랑하지는 않는 좋아함의 차이인가? 싶었고.

확실친 않지만 이 때부터 어머니란 존재와 사랑이란 감정을 연관지어 생각하게 된 것 같다.
어찌보면 치사랑과 연정을 비교하는게 모순인가 싶기도 한데.
고집일랑가,, 그 후로 나와 평생을 함께 할 여성은 어머니에게 느끼는 감정을 초월해서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만 한다고 생각해왔다.


구여자친구들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마냥 좋아 웃음도 나고 이뻐서 유혹당하거나 유혹하고 싶어지기도 했지, 그 친구들이 울때면 막막하긴 하지만, 짜증이 났으면 났지 가슴이 찢어지진 않았다. 응 미안.
언제부턴가 엄마 얼굴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워낙 미인이시고, 집에서 귀요미를 담당하시기에
미소를 짓게 되지만, 그 눈을 가만히 보고 있자면 눈시울이 붉어져 차마 계속 바라볼 수 없었다.
곰곰히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고, 딱히 이유도 없는데 괜히 서글프고, 나보다 모자란 점도 없는데
불쌍하고,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고, 맛있는거 많이 드시게 하고 싶고, 드시는 것만 봐도 배부르다.
다리를 베고 누워 머리를 쓰다듬어 주실땐 무척 포근하고, 웃는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따라웃고,
우는 모습을 보면 하늘이 무너진 것 마냥 눈물이 쏟아진다.

돈 많고 이쁘고 몸매 좋은 여자보다
비스무레한 감정이라도 이런것들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여자가 있다면 그녀를 만나보고 싶었다.
물론 돈 많고 이쁘고 몸매 좋고 착하기까지 하면 금상첨화겠지만.

하지만 난 아직까지 단 한번도 어머니께 사랑한다고 말해본 적이 없다.(사실 군대에서 편지정도?)
그래서 구여자친구들한테 더 거짓말로라도 하지 못했을라나.
이따금씩 '돌아가시고 사랑했어요 라고 하기 싫으면 늦고 후회하기전에 오늘이라도 하자'
마음먹곤 하는데 여간 쑥스러운 일이 아니라.


시작은 '좋아함과 사랑함의 차이가 뭐냐' 였던 것 같은데 마무리는 자 효도합시다 분위기.


친한 누나에게 내생각 어떤지 누나 생각을 물으니.
누 - 가족애와 이성을 좋아하는 사랑을 같은 사랑으로 비교한다는겤ㅋㅋ이상한거 아닌가
꼼 - 웅 누난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누 - 응나는글탘ㅋㅋ
꼼 - 보통여자들 많이 묻자나 내가 좋아 엄마가 좋아
누 - ㅋㅋㅋㅋㅋㅋ근데 나도 내 남치니에겐 그렇게 물을거같아 모순ㅋㅋㅋㅋㅋ
꼼 - 그렇구나 질문은 모순이고 답변은 구라를 쳐야되는건가
누 - ㅋㅋ그냥입발린말이라도 듣고싶오
Posted by 꼼단